증거보전제도 필요성
형사소송법 가운데 증거보전제도라는 것은 공판기일에서의 정상적인 증거조사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서는 증거의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 검사와 피의자,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청구에 의해 판사가 미리 증거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보전하여 두는 제도를 뜻합니다.
오늘은 법무법인 법승의 이승우 변호사와 함께 증거보전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증거보전제도의 필요성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기지만 시간이 흐르면 흔적은 흩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흔적을 증거로, 유리한 증거로 사용하려면 그 증거가 고착되어 흩어지지 않고 존재해야 하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사실관계를 전혀 경험하지 못하였던 수사기관과 판사는 세상에는 존재하였지만 자신이 보거나 듣거나 경험해 보지 못했던 물건이나 소리 또는 진동, 냄새, 촉감이 없다고 판단하고 사실을 파악하며 그 사실에 법률 이론(법리)을 적용해 처분을 내리고 판결을 선고하게 될 것입니다.
판사나 검사와 같이 뛰어난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의 물정을 그렇게 모를 수 있느냐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손가락질을 하기에 앞서 이 세상이 얼마나 고도로 분업화 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쉽게 접하는 모든 것들을 우리가 사용하는 방식을 아는 것 외에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 사진과 같은 ‘십자 머리 나사 못’을 하나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나사 못을 철물점 또는 문방구나 편의점에서 한 번에 수십 개를 큰 돈을 사용하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나사못이 그러한 가격으로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간단하게 생각해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위 사진의 나사 못은 철을 기본으로 해 아연 도금을 한 것입니다. 호주의 누군가는 철광석 광산을 만들고, 누군가는 아연이 포함된 광석이 있는 지역을 찾아서 광석을 캐낼 것입니다.
그렇게 찾아내고 캐내어지는 과정도 참으로 복잡하고 그 안에는 여러 접촉과 인과관계, 과학적 원리가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나사 못’을 사용하면서 그러한 원리나 내용을 전혀 알 필요도 없고, 알지도 못합니다.
다시 철광석과 아연광석은 수출 및 수입의 과정을 거쳐서 포스코의 용광로 또는 중국의 용광로에서 응용되어 순환되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그 수출, 수입과 관련된 내용은 물론 금속으로 제련이 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복잡한 법칙과 공정이 있을 텐데, 우리는 그러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잘 살고 있습니다.
간단한 나사 못 하나가 내 손에 닿을 수 있는 공간에 존재하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복잡한 사회의 그리고 세계적인 분업이 시시각각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세상을 살면서 이러한 모든 분업관계에 대한 이해를 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므로 판사나 검사가 세상의 모든 법칙과 경험칙을 알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요.
따라서 사건의 당사자가 그 법칙과 경험칙 그리고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들을 적극적으로 모아서 제출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고, 우리의 사건이 판사나 검사가 경험한 일반적인 사건과는 다르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형사소송법의 증거보전제도는 중요하고, 앞으로 더욱 중요한 제도로 증거보전제도는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